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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여성의 가슴

여성의 가슴. 그것이 그냥 여성의 성숙의 상징 이외의 의미를 가진다는 걸 오늘 난 깨달았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중동계 남매를 보았다. 둘다 눈이 땡그란게 뭔가 느낌이 귀엽게 생긴 동점심을 유발하는 난민스타일이였다 (물론 재벌일 수도 있고 그건 모른다). 그 시간에 지하철에서 8살도 채 되지 않은것 같은 남매들이 멍때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들의 외적인 모습에 측은함을 느낌과 동시에 그들은 어떤 고민을 하며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생겼다. '쟤네도 저 나이에 삶의 무게 또는 세상의 한계를 체험하고 있을까?' 그러나 그 순간 문득 머리에 망치 맞은 기분이 들었다. 막대사탕 물고 멍때리던 그 여동생은 아마 그냥 멍만 때리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비닐봉지를 들고 있던 그 남자 아이는 배고파서 뭐 먹을지 고민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낫다.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던 내가 문득 지하철 창문에 비친 내 자신을 보았다. 지하철 문 반대편에서 목격한 또 다른 나는 겉으로 봤을 때 가슴도 나오고 키도 큰 성장을 마친 어른이였다. 아이들의 눈으로 타자화 시켜 바라본 나는 21살 청년도 아니고 41살 아줌마도 아닌 그냥 어른이였다. 헉 내가 언제 이렇게 컸지. 너무 당연하게 시간에 떠밀려 살다보니 벌써 나는 직장생활을 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로써의 삶을 살아가는 사회에 순응하는 어른이 되어버려있었다. 이 모든 과정들을 나는 무의식중에 받아드렸고 정신차리고 깨어보니 나는 어느순간 어른이 되어버려있었다. 아.. 결국 그들에겐 41살이나 21살이나 그냥 똑같은 다 어른이겠구나. 그들에겐 나는 나는 가슴도 있고 정장입은 41살이나 21살이나 그게 그거인 어른이겠지. 무언의 씁쓸함이 몰려왔다.

무엇이 날 어른으로 만들었나 난 아직도 뭘 할지 모르는 사람인데. 내가 어느덧 아이들이게는 어른이라고 불리우는 그 위치에 떠밀려져 있었다.  이제 나는 길거리에서 격하게 키스하는 커플을 보면 부끄러움 대신 방을 잡지 못하는 그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고 등산와서 존댓말을 쓰는 어르신 커플들을 보면 흐뭇함이 아닌 어떤 관계일지 의심을 한다. 테레사 수녀의 희생을 그냥 또 다른 형태의 자기만족으로 여기며 그녈 존경대신 냉소함으로 대할 정도로 낭만도 사라진 난 거기서 거기인 어른일 뿐이였던 것이다. 23년이란 삶을 통해 어쩌면 배운것보다 잃은게 더 많을지 모르는 그런 어무것도 없는 '어른'이다.

어렸을때 상상했던 대로 정장에 구두신고 화장도 하는 어른이지만 나는 사실 퇴근한 텅빈집에서 한숨쉬다 잠드는 근사하기 보단 불쌍한 어른이다. 남들이 날 보며 '넌 아직 어려 젊어' 라고 말한다. 나도 안다. 그래, 나도 내가 젊은거 안다. 근데 살아온 날들이 고작 23년인 나는 23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나이있는 순간이다. 여담이긴 하지만 내가 했던 고민을 했엇다고 해서 또는 자기가 성숙하다고 또는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 내 고민을 그저 어린 고민일꺼라고 생각하는 그런 오만한 인간들과는 마주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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