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더불어 산다는 것

더불어 산다는 것.


나는 아직도 내가 누군지 모른다. 내가 사회성이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독수공방이 제격인 사람인지. 


공동체. 연대. 교감.

어떻게 보면 외롭지 말라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거 같긴 하나 가끔은 이런 것들이 나를 너무 지치게 한다.

기를 쑥쑥 빨아먹는 기분.

혼자 사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은 아닌가 고민을 해보지만 그냥 내 성향이 아닌가 싶다.


내 생각들을 공유하란 무언의 강요를 받는 것도 힘들고 사랑하지 못하면서 연대하는것도 힘들다. 

아직도 누군가를 위한다는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공감과 위로는 무의미해 보인다.

나는 나라는 필터를 한번 걸쳐 세상을 보기 때문에 나의 모습이 투영된 인간관계가 내가 볼 수 있는 세상의 한계다. 

그렇기에 어떤 위로도 어떠한 관계도 사실 나에게는 가끔은 불필요하게 느껴져버릴때가 있다.

나는 고독한 사람이기는 하나 '어쩔수 없음'에 승복해 버렸다. 우린 어쩔 수 없이 혼자라는 생각. 우린 결국 남남이라는 생각.


물론 연대하고 공유하며 공감할 때 느끼는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들 이상으로 나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인가보다. 


나바호 원주민에게 하나님을 전하기 위해 3일동안 겨울 선교에 나섰다.

몇일동안 남들과 함께 생활하며 한번도 보지못한 원주민들과 사랑을 나누길 어떻게 보면 강요받았다.

소중한 경험이었을 거라 믿으려고 하지만 사실 다시 한번 내가 얼마나 나라는 사람에 갇혀사는지 확인하는 기회였다. 

나의 밑바닥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라는 누군가의 위로덕에 잠깐 힘을 냈지만 집으로 돌아와 너무 지쳐있는 지금 나는 결국 다시 한번 어쩔수 없음에 승복하려 한다. 


친구들을 사귀며 같이 시간을 보낼 때 우리는 연대하기 위해 공유한다. 그리고 나름대로 공감하려 시도한다.

후자는 생각보다 하기 쉽다. 공유도 물론 쉽다. 그러나 나의 생각을 공유한 후에 찾아오는 나 스스로에 대한 배신감은 뭔가 말로 형용하기 힘들다.

나의 생각과 느낀점을 말함으로써 나의 identity가 도둑맞는 기분? '김나연'이라는 브랜드를 팔기위해 내 고유함을 넘겨버린 기분이라고 해야되나..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를 경험하는 심정이다. 고작 그 돈 조금 받자고.


찝찝 피곤 귀찮음이 공존하는 밤이다.

세수하고 나 혼자만의 시간을 마구마구막무가묵마굼가ㅜㅁ구 즐기다 자야겠다.

혼자여서 기쁜 밤이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 첫날  (0) 2015.05.01
What is 성령충만  (0) 2015.03.04
세월아세월아  (0) 2015.01.04
'법 대로 합시다'의 폭력성  (0) 2015.01.04
아빠의 TV  (0) 2014.12.31